두바이에서 생활하던 시절, 한국 음식이 막 그립지는 않았다. 그런데 가끔씩은 비빔국수가 정말 간절하게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소면을 구하지 못해 이탈리아 파스타면으로 비빔국수를 만들고, 애호박이 없어 주키니로 호박전을 해결했던 경험을 정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 카펠리니(Capellini), 즉 에인절헤어 파스타는 지름 1mm 이하로 소면과 식감이 가장 비슷한 파스타 면이다.
- 비빔장만 있으면 어떤 면으로도 비빔국수가 된다. — 소스가 맛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주키니 호박은 애호박의 해외 대용품으로 충분히 쓸 수 있다 — 크기와 색은 다르지만 맛은 비슷하다.
소면이 없어서 카펠리니로 비빔국수를 만들었다 — 왜 하필 카펠리니였나
나는 원래 음식에 큰 집착이 있는 편이 아니다. 해외에서 오래 살면서 김치나 쌀밥 없이 지낸 적도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가끔씩은 비빔국수가 정말 간적하게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두바이에서도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비빔국수가 갑자기 간절해졌다. 한국 식당에 가기엔 멀기도 하고 너무 비싸기도 했다. 더욱이 한식당에 냉면은 있었지만 비빔국수는 찾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한인 마트에서 비빔장을 사 왔다. 그런데 소면이 없었다. 며칠 동안 비빔장만 바라보며 비빔국수는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에게는 알리오 올리오를 해 먹으려고 사둔 카펠리니(Capellini)가 있었다는 것이다. 카펠리니도 어차피 밀가루로 만든 면이니까 소면대신 써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보다 훨씬 비슷했던 카펠리니 식감— 소면 대신 쓸 수 있는 이유
카펠리니는 파스타 중 가장 가는 면으로, 엔젤헤어(Angel Hair)라고도 불린다.
바릴라 공식 자료에 따르면 지름이 1mm 이하, 작게는 0.5mm까지도 내려간다. (출처: barilla.com/ko-kr) 삶는 시간이 2~3분으로 매우 짧고, 얇은 면발 때문에 해외에서 소면 대체용 파스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면이 바로 카펠리니다.
실제로 삶아보니 소면 대신 써도 거의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냉장고를 뒤졌다. 양배추가 있었다. 사과도 있었다. 비빔장도 있었다. 카펠리니도 있었다. 이거면 충분했다. 면을 3분 삶고,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고, 채 썬 양배추와 사과를 넣고 비빔장으로 버무렸다. 계란도 삶아서 반으로 잘라 올렸다. 한 입 먹는 순간 — 이건 그냥 비빔국수였다. 소면보다 오히려 면이 더 꼬들꼬들했다. 사과의 달콤함이 비빔장의 매콤함과 잘 어울렸다.
다음 날에는 한인 마트에서 사 온 노란 단무지를 넣어봤다. 단무지는 좀 달고 짜서 비빔국수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양배추가 오히려 나았다. 비빔국수의 핵심은 소면이 아니라 비빔장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딱 한가지 아쉬웠던 건 고기였다. 비빔국수는 삼겹살이나 목살이 같이 있어야 완성인데, 두바이에서는 맛있는 돼지고기를 쉽게 구하기 어려웠다.

애호박 대신 주키니로 호박전을 부쳤다 — 대체재가 가능했던 이유
나는 부침개를 즐겨 먹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외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찾다 보니 호박전이 눈에 들어왔다.
재료가 많지 않아도 빠르게 만들 수 있고, 기름에 부치는 것만 잘하면 맛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애호박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두바이 일반 마트에는 애호박이 없었다. 대신 주키니 호박이 있었다. 주키니(Zucchini)는 애호박보다 크기가 크고, 색이 더 진한 청록색이며, 표면이 약간 거칠다.
맛은 비슷하다. 애호박이 더 달고 부드럽지만, 주키니도 담백하고 수분이 많아 부침개 재료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키니를 반은 얇게 썰어 호박전으로, 반은 채 썰어 부침가루와 함께 반죽해 호박부침개로 만들었다. 두 가지 다 나름 맛있었다.
해외에서 결국 대체재를 찾게 된다 — 재료의 역할을 이해하면 방법이 보인다
소면 대신 카펠리니를 쓰는 것처럼, 재료의 역할을 이해하면 대용품을 찾기가 쉬워진다. 소면은 얇고 빨리 삶아지는 밀가루 면이 핵심이다. 카펠리니는 그 조건을 충족한다. 애호박은 담백하고 수분이 많은 박류 채소가 핵심이다. 주키니는 그 조건을 충족한다.
물론 한인 식당에 가서 사 먹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두바이에서 한국 음식 외식 비용은 상당했다. 게다가 한인 식당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국 맛이 나는 건 아니었다. 식당 사장님이 한국 사람이더라도 주방에서 요리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조금 어설퍼도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오히려 내 입맛에 맞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해외에서 한국 음식 만들 때 자주 쓰게 되는 대체 재료들
| 한국 재료 | 해외 대용품 | 차이점 |
|---|---|---|
| 소면 | 카펠리니(Capellini) | 더 꼬들꼬들, 맛은 비슷 |
| 애호박 | 주키니(Zucchini) | 크기 크고 색 진함, 맛 비슷 |
| 초절임무 | 단무지 (한인 마트) | 달고 짠 편 |
| 멸치 육수 | 코인 육수, 다시다 | 깊이는 덜하지만 대체 가능 |
| 부침가루 | 밀가루 + 소금 + 계란 | 직접 만들면 비슷 |
한국 음식이 막 그립지 않아도 가끔씩 그 맛이 당기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비빔국수 한 그릇이 간절해지는 날이 있었고, 호박전 한 조각이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그 순간마다 소면 대신 카펠리니를, 애호박 대신 주키니를 썼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충분했다. 재료가 없어서 못 먹는다는 건 핑계였다. 방법은 항상 있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카펠리니로 비빔국수를 만들 수 있나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카펠리니는 지름 1mm 이하로 파스타 중 가장 가는 면으로, 소면과 식감이 가장 비슷합니다. 2~3분 삶아 찬물에 헹궈 사용하면 됩니다. 비빔장을 넣으면 소면보다 오히려 더 꼬들꼬들한 비빔국수가 완성됩니다.
Q2. 주키니 호박과 애호박은 맛이 많이 다른가요?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애호박이 더 달고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주키니는 담백하고 약간 더 수분이 많으며 크기가 큽니다. 호박전이나 부침개, 찌개 재료로는 충분히 대용할 수 있습니다.
Q3. 해외에서 비빔국수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중요한가요?
비빔장입니다. 면의 종류보다 소스가 맛의 핵심입니다. 한인 마트에서 비빔장을 구하면 어떤 얇은 면을 써도 비빔국수 맛이 납니다. 고명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참고 자료 (References)
- 바릴라 공식 제품 페이지 — 에인절 헤어(카펠리니): barilla.com/k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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