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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생활 정보

독일 분리수거, 한국이랑 기준이 완전히 달랐다 — 달걀껍질이 음식물쓰레기라고?

by benepick 2026. 4. 16.

독일 분리수거는 한국과 기준 자체가 다르다. 한국에서 음식물쓰레기가 아닌 것들이 독일에서는 음식물쓰레기가 되고, 빈 병과 캔은 마트 기계에 넣으면 돈으로 돌아온다. 독일에서 살면서 처음에 완전히 헷갈렸던 분리수거 시스템과 한국과의 차이를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 독일 bio쓰레기는 "자연에서 온 것이면 다 된다"는 기준이다 — 달걀껍질, 뼈, 나뭇잎도 음식물과 함께 버린다.
  • 한국은 동물이 먹을 수 있는지가 기준, 독일은 자연 분해가 되는지가 기준 — 같은 쓰레기도 나라마다 분류가 완전히 다르다.
  • 독일 빈 병과 캔은 마트 기계에 넣으면 영수증으로 돌아온다 — 이미 낸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스템이다.

독일에 처음 갔을 때 분리수거 때문에 꽤 오래 헤맸다. 한국에서도 분리수거를 해봤으니까 그냥 비슷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달랐다. 쓰레기통 색깔부터 달랐고, 뭘 어디에 버려야 하는지 기준 자체가 달랐다. 처음 몇 주는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잠깐씩 멈춰서 생각해야 했다. 이게 어디 통에 들어가는 건지. 그 중에서 가장 헷갈렸던 게 음식물쓰레기, 독일어로 bio쓰레기였다.


달걀을 먹고 껍질을 버리려는데 어디에 버려야 할지 몰랐다. 한국에서는 달걀껍질은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다. 동물이 먹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일반쓰레기로 버린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달걀껍질을 bio쓰레기통에 버린다. 자연에서 온 것이니까. 처음에는 그게 맞는 건지 확신이 없어서 검색을 해봤다. 맞았다. 그날부터 달걀껍질의 행선지가 바뀌었다. 뼈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 닭뼈나 생선뼈는 일반쓰레기다. 딱딱해서 동물이 먹을 수 없으니까. 그런데 독일에서는 bio쓰레기통에 들어간다.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차이 하나를 이해하는 데 꽤 오래 걸렸다.


김치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에서는 김치가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다. 염도가 너무 높아서 동물 사료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김치를 bio쓰레기통에 넣는다. 발효된 채소이고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으니까. 처음에 이게 너무 이상하게 느껴졌다. 한국에서 수십 년간 일반쓰레기로 버려왔던 것들이 독일에서는 음식물쓰레기가 되는 경험. 몸에 밴 습관이 틀렸다고 하니까 매번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독일 분리수거 방법 — bio쓰레기 기준과 판트 시스템 설명
독일에서는 달걀껍질과 뼈도 bio쓰레기통에 버린다 — 한국과 기준 자체가 다르다


한국 vs 독일 음식물쓰레기 기준, 뭐가 다른가

한국의 음식물쓰레기 분류 기준은 "동물이 먹을 수 있는가"다. 가축이나 동물의 사료로 쓸 수 있는 것은 음식물쓰레기, 그렇지 않은 것은 일반쓰레기로 분류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달걀껍질, 뼈, 조개껍데기, 수박 겉껍질, 양파 겉껍질, 파뿌리, 염도가 높은 김치는 음식물쓰레기가 아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한국의 음식물쓰레기는 수거 후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되기 때문에 동물이 소화하거나 먹을 수 없는 것은 처음부터 분리하는 구조다. (출처: keco.or.kr)


독일의 bio쓰레기 기준은 완전히 다르다. "자연에서 온 것인가, 자연에서 분해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달걀껍질은 자연에서 온 것이니 bio쓰레기다. 뼈도 bio쓰레기다. 나뭇잎도 bio쓰레기다. 김치도 bio쓰레기다. 한국에서 일반쓰레기로 버리던 것들이 독일에서는 음식물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독일 연방환경부(BMUV) 기준에 따르면 bio쓰레기는 수거 후 퇴비 또는 바이오가스 생산에 활용된다. 동물 사료가 아니라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에서 분해되는 것이면 다 넣을 수 있는 구조다. (출처: bmuv.de)


비닐 문제도 달랐다. 한국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거나 전용 봉투에 넣는다. 독일에서는 일반 비닐에 넣어서 버리면 안 된다. 생분해 가능한 비닐(Bioabbaubare Tüte)에 넣거나 신문지에 싸서 버려야 한다. 그냥 비닐에 넣으면 분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걸 몰라서 그냥 비닐에 담아 버렸다가 나중에 알고 바꿨다. 독일 생활에서 생분해 비닐봉지는 주방 필수품이 됐다. 마트에 가면 일반 비닐봉지 옆에 생분해 비닐이 항상 같이 진열돼 있었다. 처음에는 왜 저렇게 두 종류가 있는지 몰랐는데, 알고 나니 이유가 명확했다.


한국 vs 독일 음식물쓰레기 분류 비교

항목 한국  분류 독일 분류 이유
달걀껍질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동물 못 먹음 / 자연 분해 가능
뼈 (닭뼈, 생선뼈)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동물 못 먹음 / 자연 분해 가능
수박 겉껍질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딱딱해서 사료 부적합 / 자연 분해 가능
김치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염도 높아 사료 부적합 / 자연 분해 가능
나뭇잎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사료 아님 / 자연에서 온 것
양파 겉껍질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사료 부적합 / 자연 분해 가능
조개껍데기 일반쓰레기 bio쓰레기 동물 못 먹음 / 자연 분해 가능
밥, 국수 등 음식물쓰레기 bio쓰레기 둘 다 동일
과일 껍질 음식물쓰레기 bio쓰레기 둘 다 동일

빈 페트병과 캔을 마트에 가져가면 돈이 된다 — 독일 판트(Pfand) 시스템

독일 분리수거에서 한국과 가장 인상적으로 달랐던 것이 판트(Pfand) 시스템이다. 판트는 보증금이라는 뜻이다. 독일에서 페트병이나 캔 음료를 살 때는 음료 가격에 보증금이 포함돼 있다. 페트병은 보통 0.25유로, 일부 유리병은 0.08~0.15유로 정도다. 이 빈 병이나 캔을 대형 마트에 가져가면 입구에 있는 기계(Pfandautomat)에 넣을 수 있다. 기계가 바코드를 읽고 보증금을 계산해서 영수증을 출력해준다. 그 영수증을 계산대에서 장볼 때 사용하면 된다.


처음 이 기계를 사용했을 때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이미 낸 돈을 돌려받는 건데도 뭔가 공짜로 받는 기분이었다. 병이나 캔이 쌓일수록 돌려받는 금액도 커졌다. 자연스럽게 빈 병을 그냥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습관이 생겼다. 한 달치를 모아서 한꺼번에 기계에 넣으면 장보기 전에 꽤 쏠쏠한 금액이 됐다. 이게 바로 독일이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일 것이다. 돈이 되니까 사람들이 알아서 모은다. 환경 의식에 호소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방법이다. 독일 연방환경부에 따르면 판트 시스템 도입 이후 독일의 음료 용기 회수율이 98%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 bmuv.de)


빈 유리병은 판트 시스템이 아닌 별도 수거함에 버린다. 그리고 색깔별로 분리해야 한다. 투명 유리, 갈색 유리, 녹색 유리를 각각 다른 통에 넣어야 한다. 한국에서는 유리병을 색깔별로 분리하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이것도 번거롭다고 느꼈다. 그런데 이유가 있었다. 유리 재활용 과정에서 색깔이 섞이면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색깔별로 분리해서 수거하는 것이다. 한 번 이유를 알고 나면 납득이 됐다. 불편하지만 이유가 명확하니까 그냥 따랐다.


독일에서 또 한 가지 적응이 필요했던 게 쓰레기 버리는 시간이었다. 독일은 쓰레기통을 지정된 날에만 내놓을 수 있다. 지역마다 수거 일정이 정해져 있고 그 날짜에 맞춰서 집 앞에 내놓아야 한다. 한국처럼 아무 때나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처음에 이 일정을 몰라서 쓰레기를 한동안 집 안에 쌓아둔 적도 있었다. 이웃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일정을 파악했다. 독일 생활에서 쓰레기 수거 일정표는 냉장고에 붙여두는 필수 정보가 됐다.


미국은 분리수거를 아예 안 한다 — 그리고 일회용품이 너무 아까웠다

독일과 정반대 경험을 한 곳이 미국이었다. 미국에서는 분리수거가 없었다. 음식물, 캔, 페트병, 종이, 옷, 전부 한 봉지에 담아서 버렸다.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어서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맞다고 했다. 그냥 다 같이 버리면 된다고. 독일에서 철저하게 분리수거를 하다가 미국에서 다 같이 버리는 걸 보니 처음에는 오히려 불편했다. 뭔가 잘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몸에 배어버린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


미국에서 가장 아까웠던 건 일회용품 품질이었다. 종이컵이 한국이나 독일의 것보다 훨씬 두껍고 단단했다. 스티로폼 재질의 일회용 컵도 있었는데 아이스크림이나 스무디처럼 차가운 음료를 담아줬다. 보온·보냉 효과가 좋아서 한 번 쓰고 버리기가 너무 아까웠다. 일회용 포크와 나이프도 묵직하고 단단해서 실제 식기처럼 느껴졌다. 그걸 그냥 한 번 쓰고 버리는 나라가 미국이었다. 독일에서 살다가 미국에 가면 이 차이가 더 극명하게 느껴진다. 독일은 쓰레기 하나도 어디에 버릴지 고민하는 나라인데, 미국은 그냥 다 한 봉지에 넣고 끝이니까.


미국 공중화장실도 처음에 당황스러웠다. 화장실 칸막이 문이 위아래로 많이 뚫려있어서 안에 들어간 사람의 종아리까지 보인다. 한국 화장실은 안이 절대 안 보이게 다 막혀있는데, 미국은 반대였다. 처음에는 왜 저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됐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문이 완전히 막혀있으면 안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밖에서 알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중국 공중화장실은 또 전혀 다른 이유로 충격적이었다. 냄새와 위생 상태가 너무 심해서 중국에서는 가급적 공중화장실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같은 화장실이라도 나라마다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여러 나라에서 살면서 느낀 건 쓰레기 버리는 방식 하나에 그 나라의 철학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자연 순환을 생각하고, 한국은 자원 재활용을 생각하고, 미국은 편의를 생각한다. 어느 게 맞고 틀린 게 아니라 그냥 다 다른 것이다. 독일에서 달걀껍질을 bio쓰레기통에 넣던 습관은 지금도 가끔 한국에서 헷갈리게 만든다. 수십 년 몸에 밴 것보다 2~3년 살면서 익힌 게 더 강하게 남아있을 때가 있다. 그게 해외 생활이 남기는 것 중 하나인 것 같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독일에서 달걀껍질은 어디에 버려야 하나요?
bio쓰레기통(갈색 통)에 버립니다. 독일 기준으로 달걀껍질은 자연에서 온 것이므로 분해 가능한 유기물로 분류됩니다. 한국처럼 일반쓰레기로 버리면 안 됩니다. 뼈, 조개껍데기, 나뭇잎도 마찬가지로 bio쓰레기통에 넣습니다.


Q2. 독일 판트(Pfand) 시스템은 어떻게 사용하나요?
마트에서 음료를 살 때 가격에 보증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빈 페트병이나 캔을 대형 마트 입구의 판트 기계에 넣으면 보증금 금액이 적힌 영수증이 나옵니다. 계산할 때 이 영수증을 제시하면 그 금액만큼 할인됩니다. 병이나 캔을 모아두면 꽤 쏠쏠한 금액이 됩니다.


Q3. 독일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면 안 되나요?
일반 비닐은 안 됩니다. 생분해 가능한 비닐(바이오백)이나 신문지에 싸서 버려야 합니다. 일반 비닐은 분해되지 않아 bio쓰레기 처리 과정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독일 마트에서 생분해 비닐을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Q4. 독일 유리병 분리수거는 어떻게 하나요?
투명, 갈색, 녹색 세 가지 색깔별로 따로 분리해서 수거함에 넣습니다. 색깔이 섞이면 재활용 유리의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분리 수거하는 방식입니다. 판트 대상이 아닌 유리병은 이 수거함에 버립니다.


Q5. 한국과 독일의 음식물쓰레기 기준이 다른 이유는?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음식물쓰레기를 주로 동물 사료로 재활용하기 때문에 동물이 먹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다. 독일은 퇴비나 바이오가스로 활용하기 때문에 자연 분해 가능 여부가 기준이 됩니다. 같은 달걀껍질이라도 나라마다 버리는 통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 자료 (References)

  • 한국환경공단 — 음식물쓰레기 분류 기준: keco.or.kr
  • 독일 연방환경부(BMUV) — bio쓰레기 및 판트 시스템: bmuv.de
  • 독일 환경청(Umweltbundesamt): umweltbundesamt.de
  • 주독일 한국대사관 — 독일 생활 안내: overseas.mof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