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용한 생활 정보

해외에서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순간, 카펠리니로 만든 비빔국수와 주키니 호박전 이야기

by benepick 2026. 4. 24.

막 한국 음식이 그립거나 꼭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가끔씩 딱 하나, 비빔국수가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두바이에서 소면을 구하지 못해 이탈리아 파스타면으로 비빔국수를 만들고, 애호박이 없어 주키니로 호박전을 해결했던 경험을 정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 카펠리니(Capellini), 즉 에인절헤어 파스타는 지름 1mm 이하로 소면과 식감이 가장 비슷한 파스타 면이다.
  • 비빔장만 있으면 어떤 면으로도 비빔국수가 된다. — 소스가 맛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주키니 호박은 애호박의 해외 대용품으로 충분히 쓸 수 있다 크기와 색은 다르지만 맛은 비슷하다.

나는 원래 식욕이 많은 편이 아니다. 무언가가 막 먹고 싶다거나 너무 맛있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배고프니까 먹는 거고, 아무거나 먹고 배만 부르면 그만인 사람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살았으니 김치를 몇 년째 안 먹은 적도 있고, 쌀밥도 거의 먹지 않는다. 건강상의 이유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냥 자체가 맛이 없어서이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쌀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리밥을 먹는 것도 아니다. 한식을 먹을 때는 반찬위주로 먹고 밥은 많이 먹어야 1/4 공기정도 먹는다. 그런 내가 딱 하나, 진심으로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비빔국수다. 갈비나 삼겹살과 함께 먹는 비빔국수. 이게 나의 최애 음식이다.

두바이에서도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비빔국수가 갑자기 간절해졌다. 너무 너무 먹고 싶은데 한국 식당에 가기는 멀기도 하고 너무 비싸기도 해서 선뜻 갈 수는 없었다.  더욱이 한식당에 냉면은 있어도 비빔국수는 찾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한인 마트에서 비빔장을 사 왔다.그런데 소면이 없었다. 며칠 동안 비빔장만 바라보며 비빔국수는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에게 알리오 올리오를 해 먹으려고 사둔 카펠리니(Capellini)가 있었다는 것이다. 카펠리니도 어차피 밀가루로 만든 면이니까 소면대신 비빔국수를 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카펠리니, 소면의 해외 대용품이 될 수 있을까?

카펠리니는 이탈리아어로 '가느다란 머리카락'이라는 뜻으로, 엔젤헤어에인절헤어(Angel Hair)라고도 불리는 파스타 중 가장 가는 면이다.

나는 이 면을 페투치니면과 함께 가장 좋아한다. 알리오올리오를 해 먹을 때 최고로 궁합이 잘 맞는 면이다.

바릴라 공식 자료에 따르면 카펠리니는 이탈리아어 정식 명칭으로 '카펠리 단젤로(Capelli d'angelo)', '천사의 머리카락'에서 유래했으며 지름이 1mm 이하, 작게는 0.5mm까지도 내려간다. (출처: barilla.com/ko-kr) 파스타 종류 중 스파게티보다 훨씬 가늘고, 스파게티-버미첼리-카펠리니 순으로 가늘어지는 구조다. 삶는 시간이 2~3분으로 매우 짧고, 한 상품 판매 사이트에서는 "소면과 비슷한 느낌이라 콜드 파스타로 활용하기 좋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냉장고를 뒤졌다. 양배추가 있었다. 사과도 있었다. 비빔장도 있었다. 카펠리니도 있었다. 이거면 충분했다. 면을 3분 삶고,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고, 채 썬 양배추와 사과를 넣고 비빔장으로 버무렸다. 계란도 삶아서 반으로 잘라 올렸다. 한 입 먹는 순간 이건 그냥 비빔국수였다. 소면보다 오히려 면이 더 꼬들꼬들했다. 사과의 달콤함이 비빔장의 매콤함과 잘 어울렸다. 재료가 어쨌든 한국산 비빔장이 들어가는 순간 입이 한국을 기억했다.

다음 날에는 한인 마트에서 사 온 노란 단무지를 넣어봤다. 단무지는 좀 달고 짜서 비빔국수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양배추가 오히려 나았다. 아쉬운 대로 타국에서 현지 재료로 변형한 비빔국수였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비빔국수의 핵심은 소면이 아니라 비빔장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너무나 맛있게 비빔국수를 해 먹었는데, 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고기가 빠졌다는 거…. 삼겹살이나 목살구이와 함께 먹으면 딱인데, 돼지고기가 없었다. 두바이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라서 돼지고기를 파는 곳이 따로 있다. 대형 마트에 가면 돼지고기 파는 곳은 구석진 곳에 방처럼 되어 있다. 현지인들은 안들어가지만 외국인들은 들어가서 돼지고기를 산다. 주로 아프리카쪽에서 온 돼지고기라, 왠지  찜찜해서 잘 사지 않게 되었다. 소고기는  흔했지만, 집에 소고기가 있을리 만무했다. 고기를 굽고 기름을 닦는 일들은 나에게 너무나 큰 일이며 수고이기에 절대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지 않는데, 이날은 정말 고기 한 점이 너무 먹고 싶었다. 이 맛있는 비빔국수와 함께.

해외에서 카펠리니 파스타로 만든 비빔국수 — 소면 대용 엔젤헤어면과 비빔장 활용법
소면 대신 카펠리니(엔젤헤어 파스타)로 만든 비빔국수 — 비빔장만 있으면 어떤 얇은 면으로도 비빔국수가 된다


주키니 호박으로 호박전을 애호박이 없을 때 해결하는 법

나는 부침개를 그렇게 좋아하거나 즐겨 먹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외에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찾다 보니 호박전이 눈에 들어왔다.

재료가 많지 않아도 빠르게 만들 수 있고, 기름에 부치는 것만 잘하면 맛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애호박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두바이 일반 마트에는 애호박이 없었다. 대신 주키니 호박이 있었다. 주키니(Zucchini)는 애호박보다 크기가 크고, 색이 더 진한 청록색이며, 약간 각진 모양이다. 애호박이 매끈하고 길고 동글동글하다면 주키니는 살짝 각지고 표면이 약간 거칠다. 크기도 두 배 가까이 크다.

맛은 비슷하다. 애호박이 더 달고 부드럽지만, 주키니도 담백하고 수분이 많아 부침개 재료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쓰는 법이다. 주키니를 반은 얇게 썰어 호박전으로, 반은 채 썰어 부침가루와 함께 반죽해 호박부침개로 만들었다. 두 가지 다 나름 맛있었다. , 부침개를 부치고 난 후 벽과 인덕션 주위에 튀긴 기름을 닦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 한국 음식 대용으로 쓸 수 있는 재료들

한국 음식을 해외에서 만들어 먹을 때 자주 막히는 재료들이 있다. 아무래도 재료다 다르다 보니 한국에서 만드는 것과 맛의 차이는 난다. 같은 재료더라도 키우는 땅이 다르고, 물이 달라 맛이 다르기도 하다. 그러나 최대한 비슷한 재료를 구하려고 하고, 요즘 같은 세상에선 대형 마트에서 대부분 비슷한 대용품을 찾을 수 있다.

소면 대신 카펠리니를 쓰는 것처럼, 재료의 역할을 이해하면 대용품을 찾기가 쉬워진다. 소면은 얇고 빨리 삶아지는 밀가루 면이 핵심이다. 카펠리니는 그 조건을 충족한다. 애호박은 담백하고 수분이 많은 박류 채소가 핵심이다. 주키니는 그 조건을 충족한다. 완전히 같은 맛을 낼 수는 없지만, 요리의 본질을 이해하면 충분히 근접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한인 식당에 가서 사 먹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두바이에서 한국 음식 외식 비용은 상당했다.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면 훨씬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게다가 한인 식당이라고 해서 반드시 한국 맛이 나는 건 아니었다. 식당 사장님이 한국 사람이더라도 주방에서 요리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비싸고 맛없는 음식을 사먹는 것보다 조금 어설퍼도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오히려 내 입맛에 맞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해외에서 자주 쓸 수 있는 한국 식재료 대용품

한국 재료 해외 대용품 차이점
소면 카펠리니(Capellini) 더 꼬들꼬들, 맛은 비슷
애호박 주키니(Zucchini) 크기 크고 색 진함, 맛 비슷
초절임무 단무지 (한인 마트) 달고 짠 편
멸치 육수 코인 육수, 다시다 깊이는 덜하지만 대체 가능
부침가루 밀가루 + 소금 + 계란 직접 만들면 비슷

 


한국 음식이 막 그립지 않아도 가끔씩 그 맛이 당기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나처럼 딱히 한식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도 그랬다. 비빔국수 한 그릇이 간절해지는 날이 있었고, 호박전 한 조각이 먹고 싶은 날이 있었다. 그 순간마다 소면 대신 카펠리니를, 애호박 대신 주키니를 썼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충분했다. 재료가 없어서 못 먹는다는 건 핑계였다. 방법은 항상 있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카펠리니로 비빔국수를 만들 수 있나요?

, 충분히 가능합니다. 카펠리니는 지름 1mm 이하로 파스타 중 가장 가는 면으로, 소면과 식감이 가장 비슷합니다. 2~3분 삶아 찬물에 헹궈 사용하면 됩니다. 비빔장을 넣으면 소면보다 오히려 더 꼬들꼬들한 비빔국수가 완성됩니다.

 

Q2. 카펠리니와 스파게티는 어떻게 다른가요?

굵기가 다릅니다. 스파게티는 지름 약 1.8mm, 카펠리니는 1mm 이하로 훨씬 가늘습니다. 삶는 시간도 스파게티는 8~10, 카펠리니는 2~3분으로 차이가 납니다. 소면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건 얇은 카펠리니이지 스파게티가 아닙니다.

 

Q3. 주키니 호박과 애호박은 맛이 많이 다른가요?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애호박이 더 달고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주키니는 담백하고 약간 더 수분이 많으며 크기가 큽니다. 호박전이나 부침개, 찌개 재료로는 충분히 대용할 수 있습니다.

 

Q4. 해외에서 비빔국수를 만들려면 뭐가 가장 중요한가요?

비빔장입니다. 면의 종류보다 소스가 맛의 핵심입니다. 한인 마트에서 비빔장을 구하면 어떤 얇은 면을 써도 비빔국수 맛이 납니다. 고명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Q5. 해외 한인 식당 음식이 꼭 맛있지 않은 이유는?

식당 사장님이 한국 사람이어도 주방에서 실제 요리를 담당하는 사람이 현지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레시피가 현지화되거나 재료가 다르기도 합니다. 직접 만드는 것이 오히려 내 입맛에 맞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References)

  • 바릴라 공식 제품 페이지 — 에인절 헤어(카펠리니): barilla.com/ko-kr
  • 나무위키 — 카펠리니: namu.wiki
  • 현대백화점 블로그 — 파스타 종류 가이드: thehyundaiblog.com